합천 삼성합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진료 중단
경상남도 합천군의 거점 공공병원인 삼성합천병원이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진료를 중단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진료과는 지역 내 유일한 필수의료 분야로 꼽혀왔으며, 특히 소아 환자 및 임산부의 의료 공백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번 진료 중단 사태는 전국적으로 반복되는 지방 의료 인력 부족 문제와 필수의료 기피 현상의 한 단면으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료 중단의 배경과 지역 주민의 불안
삼성합천병원은 합천 지역의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특히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응급 상황이나 분만, 영유아 질환 진료 등을 담당해온 핵심 진료과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전문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두 과의 진료를 잠정 중단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원 측은 수차례 채용 공고와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인력 확보를 시도했지만, 의사 지원 자체가 전무하거나 장기 근무를 기피하는 현실 속에서 더 이상 진료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임산부들은 산전·산후 관리를 위해 1시간 이상 거리의 타 지역 병원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으며, 소아 환자 역시 응급 상황 시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차량이 없는 고령 보호자나 다문화 가정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계층에게는 사실상 진료 공백이 생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아이 열이 나도 어디 갈 데가 없다", "출산을 앞두고 불안하다", "왜 시골 아이들은 진료를 못 받느냐"는 등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으며, 의료 불균형에 대한 지역 소외감이 극대화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일부 주민 단체는 해당 병원의 진료 정상화 촉구 서명 운동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공청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필수의료 인력 부족과 지방병원의 현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삼성합천병원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지방 중소도시에 반복되고 있는 필수의료 인력 이탈 현상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응급의학과 등은 대표적인 기피 진료과로 분류되고 있으며, 근무 강도는 높고 보상은 낮은 구조가 장기적으로 전문 인력 유입을 가로막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그동안 지역의료 강화 대책, 의사인력 배분 정책, 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의 대안을 내놨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농촌과 군 단위 지역은 생활 인프라 미흡, 교육 환경 한계, 가족 동반 이주 어려움 등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의사들이 머물기를 꺼리는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거점 병원조차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같은 필수 진료를 유지하지 못하고, 장기적으로는 병원 전체 기능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의료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저출생 문제와도 직결되는 악재로 작용합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진료 중단 상황을 단순한 인력 이탈로만 보지 않고, 국가 보건정책 실패의 결과이자 필수의료 공공성 강화 필요성의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기적 인력 파견보다는 지속 가능한 지역의료 인프라와 의료인의 정주 환경 개선이 병행되어야 실질적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대응 방안과 제도적 과제
삼성합천병원의 진료과 폐쇄는 단기적 조치에 그쳐서는 안 되며, 지역과 국가 차원의 다층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첫째, 국가적 필수의료 인력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합니다. 단순한 인센티브 제공이 아닌, 의무복무제, 공공의대 졸업생 지역 근무 연계, 필수 진료과 전담 공공인력 제도 등 구조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둘째, 지역 병원의 기능을 확장하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할 수 있는 공공재정 지원 확대가 뒤따라야 합니다. 필수의료 진료과에 대해 별도 운영비 보조, 국고 지원 인건비, 지방자치단체 협력기금 조성 등을 통해 병원의 운영 부담을 분산시키는 정책 설계가 필요합니다. 셋째, 주민의 의료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비대면 진료 및 원격의료 확대, 응급 이송체계 고도화, 간호사·조산사 등 타 의료 인력의 역할 강화도 함께 고려돼야 합니다. 특히 분만과 소아 진료의 특성상 즉각적 대응이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긴급상황에 대비한 지역 내 상시 협력망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넷째, 중장기적으로는 지역정착형 의료인력 양성을 위한 지방 의대 신설, 지역 의료 인턴·레지던트 정원 확대, 지방 전공의 수련병원 육성 등의 정책도 병행돼야 하며, 이는 의료 공공성 확대와 지역 불균형 해소라는 국가적 보건 목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합천 삼성합천병원의 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진료 중단은 지역 의료의 구조적 위기이자, 필수의료 붕괴의 경고입니다. 이 문제는 한 병원의 경영 판단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국가와 지방, 의료계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공공 보건 이슈입니다. 실효성 있는 대책과 지속 가능한 지역의료 전략 마련이 절실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의료인력 한 명 더 구하기”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역에 머물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